이런저런

[스크랩] 미리 가본 선원사 연꽃축제장(강화)

박재란 2008. 9. 7. 11:41

 

 


바야흐로 연꽃의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다음 블로그 뉴스에서도 연꽃이 종종 소개됩니다.

연꽃은 불교와 관련이 있는 꽃이지만 한편으로는 효녀 심청이가 환생하여

부친의 눈을 뜨게 해준 전설의 꽃이기도 합니다.

그 화려한 자태를 보기만 해도 속세의 시름을 잊게 되고

누구나 선한 마음을 갖게 되는 매력적인 꽃입니다.   

 

인천시 강화군 선원면 소재 선원사 연꽃단지에서는

8월 초 제5회 논두렁 연꽃축제(2007. 8. 1 - 8. 5)를 개최합니다.

3만여 평의 단지에서 개최되는 축제 기간중 방문하면 물론 좋겠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할 것 같아 미리 다녀오기로 작정합니다.

 

연꽃을 감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은 오전(08:00∼11:00)이라고 하므로

아침 일찍 서둘러 9시가 되기도 전에 현장에 도착합니다.

2년 전 축제기간에 아내와 함께 방문하여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고생했던 것과 비교하면

주변이 너무나도 고요합니다.

 

 

다만 행사를 며칠 앞두고 인부들이 풀을 깎으며 내는 기계소음과

공연장을 꾸미는 사람들의 바쁜 몸놀림만이 한적한 정적을 깨드릴 뿐입니다.

주변이 자욱한 안개로 쌓여 있는 것도 더욱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게 합니다. 

 

연꽃축제장을 알리는 키 큰 표석과 

"촛불을 켜라" "연꽃이 되었구나"와 같은 시가 새겨져 있는 표석 옆에는

수련이 많이 피어 있습니다.

식물원을 가면 주로 넓은 양동이에 재배하는 수련을 볼 수 있지만

이토록 연못에 무리를 지어 자생하는 것을 보니 매우 반갑습니다.

 

 

 

 

 

 

 

키가 큰 연꽃을 찾아가는 논두렁길에는 거의 완전한 형태의 거미집도 있습니다.

거미집을 해꼬지 할 사람도 없고 바람도 한 점 없으니

거미는 자신의 영역에서 아름다운 삶을 즐기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큰 연잎은 밤새 내린 이슬과 짙은 안개로 인하여 발생한 물방울을

잎 한가운데 머금고 있습니다.

이 물방울은 보석처럼 영롱하여 빤짝빤짝 빛이 납니다.

연잎의 크기에 비하여 물방울이 작은 것이 다소 아쉽기는 합니다.

그러나 연잎도 이 정도의 물방울을 품기 위해 밤잠을 꼬박 설쳤을 것입니다.

 

 

연꽃을 찾아 논두렁을 걸어가는데 길바닥은 등산화가 더러워질 정도로 발이 빠집니다.

구두를 신는 대신 운동화나 등산화를 착용하기를 권장합니다.

 

옆의 넓은 단지는 백련과 홍련이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축제기간이 남아서인지 환상적인 연꽃은 볼 수가 없습니다.

가뭄에 콩 나듯 연꽃을 발견하고는 카메라에 담아보지만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꽃이 피는 시기가 이르면 꽃대(봉오리)라도 많이 있어야 다음 주에 꽃을 피울 것인데

별로 보이지 않으니 내가 사물을 보는 안목이 없어서인지 모르겠습니다. 

 

 

 

 

 

 

공연장에는 연등을 달고 있는 중이지만

현재는 달려 있는 것보다는 달아야 할 연등이 더 많습니다.

축제기간 중 사람들의 입맛을 돋굴 먹거리장소도 이제 한창 조성 중에 있습니다.

 

 

 

제대로 연꽃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고 실망하다가

"앞산 산신각 가는 길 입구에 홍련 300송이가 피어 있다"는 이정표를 따라

발걸음을 옮깁니다.

 

 

아! 그런데 불과 100여 미터 거리에 정말로 홍련이 무더기로 피어 있습니다.

면적은 그리 넓지 않지만 이렇게 많은 연꽃을 집단으로 피우고 있는 것은 처음 봅니다.

오늘 시간을 내어 방문한 목적은 충분히 달성한 셈입니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뒤 돌립니다.

마음속에는 아쉬운 환희로 가득합니다.

 

 

 

 

 

 

아름다운 사물을 보면 프로는 이를 가슴에 담고,

아마추어는 이를 카메라에 담는다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진 작가들이 들으면 화를 낼 일입니다.

가슴에 담는 것보다도 더 아름답게 기계에 담는 일은 더욱 어려워

이런 작업은 그야말로 프로가 할 일입니다.

필자는 이를 가슴에 담아 둘 능력이 없어

서투른 솜씨로 보이는 그대로 기계에 담아왔습니다. 

 

 

 


 
선원사는 고려시대에 몽고의 침략을 받아 강화도로 도읍을 옮긴 후

고종 32년(1245)당시 최고 권력자였던 최우가 세운 절입니다.

당시 송광사와 함께 고려의 2대 사찰 중 하나였으며

금 불상만 500개가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이곳에 대장도감을 설치하여 팔만대장경을 조각, 봉안하였으며,

이 팔만대장경은 조선 태조 7년에(1398) 서울로 옮겼다가

세조2년(1456)에 현재에 위치한 합천 해인사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선원사는 현재 복원추진위원회가 구성되어 옛 영화를 되살리려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도상으로도 "선원사"가 아니라 "선원사지"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추진위 현판 안으로 들어가면  축대가 쌓여 있는 넓은 터를 보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복원할 터입니다.

 

 

 

<가는 곳>
서울에서 김포를 거쳐 강화로 이어지는 48번 국도를 타고

강화대교를 건너자마자 선원사지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한 후

안내에 따라 가면 금방 도착합니다.   

(2007. 7. 28)

       

출처 : 펜펜의 나홀로 산행
글쓴이 : pennpen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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