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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광대의 한(恨)을 간직한 재인폭포(연천)

박재란 2008. 9. 7. 11:40

 

 

 

재인폭포(才人瀑布)는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 소재 기암절벽의 폭포로서 높이가 약 18m로 재인(才人, 광대)의 한(恨)과 부인의 절개(節槪)에 관한 전설을 간직한 명승지이다.

 

이에 관한 전설을 살펴보기로 하자.
옛날 이 고을에 줄타기에 뛰어난 재인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해 이 고을에 새로 부임한 원님이 절색의 미모를 가진 재인의 아내를 탐한 나머지 이 폭포에서 큰 잔치를 열었고 재인에게 줄을 타는 재주를 보이게 하였다.

 

까마득한 폭포 위에서 한 발 한 발 줄을 타던 재인이 폭포의 중간쯤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밧줄을 끊어서 재인은 외마디 비명을 남긴 채 깊은 계곡으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부인은 남편의 원수를 갚기 위하여 장사를 지낸 후 조용히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중 몇 일 후 원님의 수청을 들라는 전갈이 왔다. 

 

동헌으로 들어간 그 날밤 원님의 방에서는 "으악"하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란 하인들이 방으로 들어가 보니, 원님은 재인의 부인에게 코를 물리어 코가 떨어져 나간 채 피가 낭자하여 방에 나뒹굴고 있었고 부인은 혀를 깨물어 자결한 후였다. 이러한 일이 있은 뒤 사람들은 재인의 한이 서린 이 폭포를 재인폭포라 부르게 되었으며, 코문이(코를 문 사람)가 살았다하여 "코문리"로 일컬어지다가 후일 어문의 변화로 "고문리(古文里)"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철원에서 3번 국도를 타고 남하하면서 연천을 지나자 왼쪽으로 재인폭포를 알리는 이정표가 붙어 있다. 철원팔경의 으뜸이라는 삼부연폭포로 가는 이정표가 하나도 없어 길을 찾는데 공을 들인 것과 비교하면 그 보다 지명도가 낮은 재인폭포의 이정표를 보니 반갑기 그지없다. 316번 지방도로를 끝까지 들어가니 재인폭포 주차장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주차장이 매우 넓고 제법 많은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매표소(어른 1,000원)를 통과하니 바로 아래로 내려가는 급경사 길이다. 계단이 잘 조성되어 있고 우렁찬 폭포의 굉음이 들리는 듯 하지만 폭포의 모습은 볼 수가 없다. 계곡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로 모여 앉아 더위를 피하고 있다.

 폭포로 접근하는 길

 

 

 

낮은 다리를 건넌 후 철다리를 이용해 좌측으로 들어가니 맞은편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보인다. 그러나 수량이 많지 않아 물줄기가 가늘어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오늘 지나가는 길에 들렀지만 일부러 찾아 왔더라면 시간이 아까울 것이라고 생각된다.

 수풀 뒤로 모습을 드러내는 폭포

 

 수량이 빈약한 폭포

 

 폭포의 하단부

 

 

몇 장의 사진을 찍은 후 계곡의 안쪽을 보니 그기에 진짜 폭포가 있다. 방금 내가 열심히 찍은 폭포는 맛보기에 불과했던 것이다. 관계당국에서는 폭포를 가까이에서 감상 할 수 있도록 높은 철다리를 설치해 놓았다.

 안쪽의 폭포 관람대

 

 

 

 폭포 전망대

 

 

다리 끝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폭포의 모습이 일품이다. 폭포의 주위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기암괴석이 붙어 있고, 넓고 큰 소(沼)는 절벽의 밑을 파고 들어가 항아리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그기에 옥빛 같이 깨끗한 폭포수가 콸콸 쏟아지면서 장관을 연출한다. 

 

  

 

 

 

 

 

 

 

이 폭포의 상류 쪽에는 용이 승천했다는 청옥색의 용소(龍沼 : 선녀탕)가 있으나, 지금은 군사작전지역으로 출입이 금지되고 있음이 못내 아쉽다. 지장봉(877m)이 원류인 이 폭포는 굽이굽이 돌고 돌아 한탄강 서쪽 깊숙이 물길을 토해낸다.

 

처음에 만났던 폭포로 되돌아와 계곡에 발을 담그니 너무나도 시원해 이곳에서 떠나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 아내도 소녀시절로 되돌아간 모습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길손은 어차피 떠나야하는 것을.

 

 

계곡을 뒤돌아 조금 나오니 바로 한탄강이다. 태봉국의 일목대왕(一目大王) 궁예가 자신의 부하였던 왕건에게 패해 한탄하면서 건넜다는 한탄강, 이 강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을 아는 지 모르는지 유유히 흐르고 있다.   

 유유히 흐르는 한탄강

 

 

울창한 수풀에 둘러 쌓여 경치가 아름다운 재인폭포는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연천군의 대표적인 명승지이다. 다만 군사작전지역에 속해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그리고 피서철(5∼9월)에만 개방되므로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고, 서울과 가까워 당일코스로도 적합한 여행지다. (2007. 8. 17).

 

<가는 길>
3번 국도를 따라 의정부, 동두천, 연천군 전곡읍을 거쳐

 연천읍 통현리(안내표지판 있음)에서 우측으로 6km 정도 들어가면

재인폭포 주차장이다.


 

출처 : 펜펜의 나홀로 산행
글쓴이 : pennpen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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